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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 Pro 맥북 프로 2021 16인치 사용기

통참 2023. 2. 11. 08:23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깔려 있는 M1 맥미니...

 

M1 맥미니를 사용한 지 벌써 2년 여가 다 되어갑니다.

평생을 윈도우만 사용해 오다가 느지막이 처음 접한 맥은 당황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단축키, 인터페이스, 키보드 등 모든 게 낯설었고 사용하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습니다.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보고 싶어서 맥을 들였지만 윈도우에만 익숙한 저에게 맥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능률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다고 윈도우 기반 노트북과 데스크탑에 비해 성능이 압도적인 것도 아닙니다.

전력 대비 성능비와 발열, 소음은 확실히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수한 게 맞지만, 세간의 평가와는 다르게 조금이라도 부하가 걸리는 작업에서는 여전히 병목이 심합니다.

영상편집을 예로 들면, 맥 실리콘 최적화가 빠릿빠릿하게 진행되는 파이널 컷에서는 M1의 페이퍼 스펙 대비 무척이나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하지만, 제가 사용하고 있었던 다빈치 리졸브에서는 컷편집도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기본형이라 그랬던 걸까요?

영상편집을 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자리에 앉았건만 미리 보기에서마저도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면 뭔가를 할 의욕이 다 떨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사실 M1 맥미니는 어느새 유튜브 머신으로 전락해 있었고 생산성 있는 일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느 직장인이 그렇듯 단조로운 회사생활만으로 인생을 가득 채우기에는 아쉬운 게 많았고, 여전히 생산적인 일에 대한 강력한 갈망이 있었기 때문에 연초 성과급 시즌을 맞아 새로운 맥을 한 대 더 들이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예전보다 이동이 잦지는 않지만 이동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이 없어 노트북을 하나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M1 Pro 이상의 프로세서를 사용한 맥에서는 4k 영상 편집을 할 때에도 별다른 끊김이나 병목이 안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어 새로운 기기는 맥북 프로로 결정했습니다.

 

곧 M2를 탑재한 맥북프로가 나온다는 소식이 발표됐지만 어차피 웹서핑과 유튜브 시청이 80~90%에 달하는 저의 사용 패턴이라면 M2의 성능을 다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신제품이 나오면 감가가 진행되기까지 꽤 오래 걸릴 듯하여 곧바로 M1 맥북 프로를 구입해 버렸습니다.

13인치 맥북 프로, 14인치 맥북 에어, 14인치 맥북 프로, 16인치 맥북 프로 네 가지 선택지에서 무척이나 많이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주아주 부담스러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16인치 맥북 프로를 선택한 것은 거의 전적으로 디스플레이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 퀄리티도 퀄리티지만 경험상 아무리 프로세서가 뛰어나도 디스플레이가 작으면 생산성도 그에 비례해서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저는 200만 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2021 M1 Pro 맥북프로 16인치를 들였습니다.

아무래도 새 제품은 전혀 필요가 없을 듯하여 배터리 사이클 3의 상태가 무척 좋은 중고로 한 대 업어왔습니다.

 

 

 

다빈치 리졸브를 기준으로 M1 Pro 맥북 프로는 M1 맥미니와 비교하여 압도적인 퍼포먼스 차이를 보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M1 맥미니는 4k, 30 fps 단순 컷편집에도 힘겨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반면에 M1 Pro 맥북은 4k, 60 fps 소스에 한두 개의 플러그인을 걸어도 결코 버벅거림이 없습니다.

벤치마크 성능을 논외로 하더라도 다빈치 리졸브를 사용할 때 생겼던 병목이 없어지니 체감상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M1 맥미니에서 M1 Pro로 넘어오면서 성능코어는 4개에서 10개로, 효율코어는 4개에서 2개로 감소했고 GPU 코어 수는 8개에서 16개로 두 배 증가했습니다.

단, 효율코어가 감소하면서 가벼운 작업에도 성능코어가 개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배터리 타임이 효율코어 비중이 높은 타 모델 대비 감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배터리타임이 상대적으로 짧은 M1 Pro도 배터리 타임이 영상시청 기준 17~21시간이나 되기 때문에 장시간 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극한상황이 아닌 이상 배터리 문제로 곤혹스러울 일은 없을 듯합니다.

다만 실사용 후기를 보면 생각보다 배터리가 엄~청 오래가는 느낌은 아니라고 합니다.

 

벤치마크 성능도 성능이지만 아무래도 일상적인 사용에서 더욱 중요한 건 발열입니다.

회사 업무용 노트북으로는 항상 최신형 그램을 사용하고 있는데 틈만 나면 발열로 인해 쓰로틀링이 걸립니다.

급하게 다리 위에 올려놓고 작업을 하려고 하면 허벅지가 아릴 정도로 하판 발열이 심합니다.

하는 일이라고는 간단한 문서 작업이랑 SAP 정도밖에 없는데...

그램을 사용하다가 맥북으로 오니 비교되는 게 너무나도 많네요.

 

M1 맥미니에서 M1 Pro로 업그레이드한 이후로 답답했던 게 모두 사라졌고, M1 맥미니로 작업을 하면 역체감이 무척이나 심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맥북 프로를 새로 들인 이후로 M1 맥미니는 유튜브 시청이 아니면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맥미니의 새로운 사용처를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이제 언제, 어디서나 생산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졌으니 더 이상 맥미니 탓을 하며 일을 미루는 건 불가능할 듯합니다...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맥북 프로에 달린 자그마치 3개의 썬더볼트 4 단자를 활용하는 건데... 요걸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아직도 고민입니다.

요즘 썬더볼트 독에 자꾸 눈이 가긴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