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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참노트/인문·철학5

『우연과 필연 』 - 자크 모노(Jacques Monod) 우연은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난 일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필연은 사물의 관련이나 일의 결과가 반드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합니다. 의미상 우연은 필연의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우연만으로 지배되는 세계에 필연은 개입할 여지가 없으며 그 반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완전한 우연, 또는 완전한 필연으로 지배되는 세상은 사고실험이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연과 필연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발을 딛고 서있는 현실 세계에서의 우연과 필연의 작용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The concept of randomness and coincidence will be obsolete when people can finally define a f.. 2021. 6. 7.
『오이디푸스왕』 - 소포클레스(Sophocles) 서론 소포클레스의 희곡 작품 중 단연 최고의 비극으로 손꼽히는 『오이디푸스 왕』은 예견된 운명과 그 안에서 누려지는 자유의 실체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집니다. 이야기 안에서 오이디푸스는 점지된 운명에 맞서 자신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운명에 맞서 자유 의지를 내비칩니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탐한다’는 예언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나 유랑하기도 하고, 스핑크스를 자신의 지혜로 물리치기도 하며 매 순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자유 의지를 발현합니다. 하지만 그가 현실의 끝에서 마주한 것은 예견된 운명적 비극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뿌리를 찾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들은 운명의 장난처럼 비극의 복선이 되었고 그의 자유로운 의지는 예견된 신탁을 추동하는 아이.. 2021. 6. 6.
『원더 박스(The Wonderbox)』 - 로먼 크르즈나릭(Roman Krznaric) 한국에서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이 꽤나 인기가 많습니다. 서점가 매대에도 알랭 드 보통이 자주 올라 있고 지성인들이 한 데 모이는 큰 강연회가 있으면 연사로 한국까지 모셔올 정도니 웬만한 서구 작가들 중에서는 가장 인기가 좋아 보입니다. 저도 그의 저서 ‘불안’, ‘여행의 기술’, ‘인생학교’를 읽었습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영국 런던의 ‘인생학교’의 교장이 되었는데, 이 학교는 다른 학교와는 가르치는 것이 많이 다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생학교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에 대해 가르칩니다. 일, 세상, 시간, 정신, 돈, 그리고 섹스. 수학이나 영어와 같은 과목이 아니라 인생을 다루는 실질적이고 다양한 가르침이 인생학교의 이름으로 출간되었으니 가히 인생학교라고 할 만합니다. 사실 알.. 2021. 6. 5.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 플라톤(Plato)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크리톤』에는 소크라테스의 신념과 원칙,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삶과 죽음을 대하는 방식이 드러납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데, 그것은 종래에는 죽음도 불사하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그렇다면 작품 속의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하며, 숙명을 받아들이고 자살한 것일까요? 1. 악법도 법이다. 소크라테스가 악법이라 칭하면서도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따르고 있는 법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이때의 ‘법’은 개인이 속한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끼리 공공연하게 합의한 내용으로 일정한 강제력을 가지고 집행되는 규칙입니다. 그러므로 ‘악법도 법이다’라는 명제에서 ‘악법’을 단순히 ‘나쁜 법’이나 ‘부당한 법’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습.. 2021. 6. 3.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 한국에 ‘천재’ 이어령이 있다면 일본에는 ‘대지성’ 다치바나 다카시가 있습니다. 그는 청년 시절 도쿄대학에서 불문과 철학, 두 번의 학사 과정을 거치며 스포츠 기자와 평론가로서 활약했고 지금은 논픽션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특이한 이력을 가진 노학자입니다. 여느 백과전서류 학자들과 다름없이, 그는 문과와 이과의 인위적인 구분을 무색하게 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그의 전공과는 다소 거리가 먼 우주와 뇌 과학 관련 논픽션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그의 저서는 최근작 ‘스무 살, 젊은이에게 고함’을 통해 처음으로 접했는데, 저서에서 오롯이 드러나는 그의 깊이 있는 통찰에서 과연 그가 ‘대지성’이라 일컬어지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책 ‘도쿄대생은 바보.. 2021. 6. 2.